대림미술관은 어떻게 줄 서서 입장하는 미술관이 되었나 feed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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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미술관은 어떻게 줄 서서 입장하는 미술관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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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대림미술관으로부터 어떠한 부탁도 받지 않은 순수한 포스팅입니다.

주말이 되면 줄 서서 입장하는 미술관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 통의동과 한남동(분관)에 위치하고 있는 ‘대림미술관(분관 D 뮤지엄)’입니다. 그러나 더 신기한 게 있습니다. 바로 줄 서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로 20-30대라는 점입니다. 우리 주위에는 참 놀 거리가 많습니다. 특히나 젊은 세대에게는 말이죠. 그러나 많은 20-30대가 대림미술관을 찾고 있습니다. 따분하고 지루할 것 같고, 뭔가 공부를 열심히 하고 가야 이해하고 나올 수 있을 곳 같은 미술관을 20대가 스스로 찾아가고 있는 거죠. 그렇다고 모든 미술관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유독 대림미술관만 이렇습니다.

20-30대 사이에서 대림미술관은 일명 ‘출첵(출석체크) 미술관’으로 불립니다. 20대의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이라면 꼭 들러야 하는 미술관이라는 뜻이죠. 객관적인 수치도 이를 증명합니다. 2015년, 한 해 동안 46만 명의 관람객이 대림미술관을 찾았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2015 연보에 따라 2015년 국립 현대미술박물관 유료 관람객 수가 15만 명에 달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무려 3배나 많은 유료 관람객을 유치한 거죠. 그리고 이 중 93%가 바로 20-30대였습니다. 어떻게 대림미술관은 이들을 끌어들였을까요?

1. 건설사가 만든 미술관, ‘메세나 정신’의 진정성이 통하다

처음 대림미술관을 들었을 때는 대림미술관의 ‘대림’이 저희가 흔히 알고 있는 ‘대림산업’의 대림과 같은 대림인 줄은 몰랐습니다. 왜냐면 건설 전문업체가 이런 문화 사업을 할 리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대림미술관은 바로 대림산업이 설립·개관한 미술관입니다.

대림산업은 1996년 “건설사가 미술관을 지어 젊은 작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준다”라는 취지로 대림문화재단을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신진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다 2002년 대림미술관을 개관했습니다. 이는 그 당시에 그야말로 파격적이었습니다. 문화 재단을 만들어 창작자를 후원하는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다른 회사들의 CSR 프로그램에도 있었습니다. 금호, CJ 등이 문화 후원을 통해 ‘문화 기업’ 이미지를 갖게 된 대표적인 사례죠. 그러나 대림산업처럼 문화와 전혀 관련 없는 건설 관련 회사가, 독립적으로 미술관을 개관하고 운영하는 건 정말 의외였습니다. 삼성 리움 미술관의 경우 2004년에 개관했으니 말이죠.

그 이유를 살펴보면 오너 일가의 메세나(Mecenat) 정신에 있습니다. 메세나란 ‘문화 예술을 통한 사회 기여’를 의미합니다.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은 한국메세나협회 창립 멤버이자 1994년부터 1997년까지 부회장을 역임했을 정도로 메세나 정신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자 중 한 명입니다. 이에, 보여주기 식의 형식적 후원이 아닌 실질적으로 젊은 작가들이 힘이 될 수 있도록 후원하고 문화 예술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대림미술관을 설립했습니다.

기존 건설 회사의 이미지를 상쇄시키고 싶은 점도 분명히 컸을 것입니다. 사실 건설업은 문화와는 매우 거리가 먼 산업군입니다. 건설사는 콘크리트, 철골 등의 건축 자재 등으로 인해 딱딱하고 어두운 이미지가 강하죠. 이런 이미지를 대림 건설은 문화 사업을 통해 상충하고 싶었습니다. ‘잿빛 건설사’에서 ‘수채화 같은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한 겁니다.

이런 전략은 어느 정도 통하고 있습니다. 대림미술관은 다른 미술관과 달리 신진 아티스트들에게 많은 것을 오픈하고 있습니다. 2012년에는 창작자들을 기반으로 한 뮤지엄 프로젝트 공간 ‘구슬모아 당구장’을 새로 오픈하기도 했죠. 신진 아티스트들은 자신들을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좋고, 관람객들은 ‘나만 알고 싶은 아티스트’를 발견할 수 있어서 좋아합니다. 결국 선순환구조인 셈이죠. ‘대림미술관’은 신진 창작자와 관객이 서로 맞물려 가며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선보이는 공간으로 뜨고 있는 겁니다. 물론 대림미술관에 방문한 관객들은 대림산업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신진 아티스트들의 전시와 공연 장소로 활용하고 있는 대림미술관의 ‘구슬모아 당구장’.

2. 연달아 히트 치는 기획 전시전, 전시 기획력의 힘

당연히 ‘전시’를 다루는 미술관인 만큼 전시 기획력이 중요합니다. 모든 미술관의 큐레이터들은 다른 미술관과 차별화된 전시 기획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죠. 그럼에도 왜 대림미술관의 전시는 유독 젊은 세대에게 주목받고 있을까요? 대림미술관은 원래 사진전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패션, 가구 디자인, 생활 디자인, 사진 카테고리 등으로 확장했습니다. 시대에 따라 ‘일반적인’ 관객들이 관심 있게 볼 만한 카테고리로 계속 확장해나갔으며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만으로도 관람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대림미술관은 작품이나 감상법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 없어도 미술관을 즐기고 작품과 친해지길 원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전시가 퀄리티 높은 전시다.”라는 전시 업계 불문율을 깨고 과감하게 혁신한 거죠. 이는 대림미술관의 비전인 “일상이 예술이 되는 미술관” 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대림미술관의 비전, “일상이 예술이 되는 미술관”

대림미술관에서 히트를 치고 있는 기획 전시전의 준비 기간은 보통 2-3년입니다. ‘트로이카’ 전의 경우는 무려 4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선보였죠. ‘헨릭 빕스코브 전’의 경우는 준비에 2년여 걸렸습니다. 단순히 지금 전시를 하고 있다고 해서 최근 몇 달간 준비한 게 아닙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오늘의 사회, 문화, 전시 트렌드 등을 미리 읽어 준비한 기획전입니다. 또한 시의성에 뒤처지지 않을지,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수년 뒤에도 어색하지 않은 보편화된 메시지인지 계속 질문을 던지고 고민합니다.

결코 간단한 깊이가 아닙니다. 한 치 앞도 못 보는 이 세상에서 몇 년 뒤를 미리 봐야 한다는 의미는 그 분야에 대해 전문성이 매우 높고 일반 대중보다는 한발 앞서있는 ‘젊은 감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공을 들인 전시는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으로 갚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번 대림미술관의 전시를 본 사람은 다음 대림미술관 전시에 아무 이유 없이 ‘그냥’ 가게 됩니다. 얼마나 임팩트 있는 전시였는지 몸소 체감했기 때문입니다.


대림미술관에서 선보인 전시기획 리스트. 보통 2-3년의 준비 기간을 거친 뒤 관람객에게 선보인다.

3. 사진 촬영을 허용한 첫 미술관, 관람 문화에 혁신을 가하다

이제는 많이 흔해졌지만 예전만 하더라도 미술관에서 사진 촬영이 불가했습니다. 작품의 가치는 온전히 작품 자체로만 판단해야 한다는 문화예술계 입장과 셔터 소리, 플래시 등이 다른 관객들의 관람에 방해가 된다는 전시업계 입장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상이 예술이 되는 미술관’이 되기 위해 대림미술관은 국내 미술관 최초로 사진 촬영을 허용했습니다. 감명 깊게 본 작품은 사진 촬영을 통해 일상 속에서도 두고두고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전시를 바이럴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SNS 활성화 덕분에 일명 ‘전시 인증샷’은 전시 자체를 바이럴하는 역할을 했죠. 사진 촬영을 허락하면서 관람객들의 자체 바이럴을 유도했고, 전시관람객 한 명 한 명이 모두 ‘광고 채널’이 된 셈입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 #대림미술관 해시태그 게시물은 22만 건에 달합니다.

이뿐 아니라 대림미술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한 번 티켓을 구입하면 전시 기간 내에 무제한으로 입장이 가능합니다. 전시에 대해 이해를 단 한 번의 관람만으로는 힘들다는 배려에서 나온 정책입니다. 이에 한 번 전시를 보고 난 뒤면 ‘놀러 가듯이’ 계속 미술관을 들락날락하게 됩니다. 그리고 신기하게 갈 때마다 작품에 대한 해석의 폭은 점점 넓어집니다. 미술관을 오는 ‘재미’가 생기게 되는 거죠. “재입장 안되니까 한 번에 다 봐야지” 할 필요도 전혀 없습니다. “그럼, 티켓이 비싸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온라인에서 회원가입만 하면 4,000원에 무제한으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림미술관은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분관인 D 뮤지엄에서는 주말마다 콘서트, 클래스, 아티스트 토크, 마켓 등이 풍성하게 열리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먹고 마시고 즐기는 미술관입니다. 또한 미술에 관심이 없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들이 있죠. 그래서 예전에는 “미술관을 가면 전시를 본다.” 라는 개념이었다면 대림미술관에 가는 관객들은 “미슬관을 가면 전시’도’ 본다.”라는 개념으로 바뀌었습니다. 또한 한 공간에서 다양한 문화적 활동을 체험하길 좋아하는 젊은 층이 ‘데이트 장소’로 이곳을 선택하는 이유도 됩니다.

대림미술관은 주말마다 공연, 클래스, 강연, 마켓 등의 문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 밖에도 대림미술관은 통의동 대림미술관 옆에 ‘미술관 옆집’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회사 대림산업은 강남의 핫플레이스 ‘글래드 라이브 강남’을 오픈하면서 회사 전체가 문화 공간 인프라를 구축에 열심입니다. 박물관에서 시작해 카페, 호텔 등으로 점점 넓혀나가고 있죠. 그리고 확장하는 공간마다 ‘대림미술관’ 특유의 감성이 들어가 핫플로 즉시 부상하고 있습니다. 대림미술관의 성공이 모회사 ‘대림산업’의 사업 방향을 바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림미술관이 운영하는 대림미술관 옆 카페 ‘미술관 옆집’. 대림산업이 만든 ‘글래드 라이브 강남’.

대림미술관은 다른 미술관에서 볼 수 없던 진정성 있는 시도들을 통해 관객의 사랑을 받는 미술관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조만간 대림미술관은 직장인 관람객분들의 편의를 위해 나이트 뮤지엄으로도 또 한 차례 변화를 시도한다고 합니다. 관객에게 새로운 전시 경험 가치를 선사하는 대림미술관을 응원해봅니다.

원문: 생각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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